현석 2018년 08월 21일

“유치원에 왜 CCTV를 설치하죠?”
[꿈틀비행기 11호 탑승기(1)] 덴마크 숲유치원 ‘스톡홀름스게이브’ 탐방

“아이들 옷이 더러울수록 오늘 하루를 재밌게 놀았다는 증거 아닌가요?”

20년 간 숲속 교육Outdoor Education을 실천하고 있는 숲유치원 원장인 쇼렌 선생님의 말이다. 숲유치원 건물을 지나 2,000여평의 너른 잔디와 텃밭, 나무들에 둘러싸여 따로 또 같이 뛰노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여기저기 탄성소리가 들렸다.

8월 8일 수요일 오전 오마이뉴스 덴마크 꿈틀비행기 11호 탐방단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30분 가량 달려 도착한 링비Ringby 지역의 스톡홀름스게이브 숲유치원에 도착했다. 숲유치원은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숲에서 아이들이 지낼 수 있게 하자는 개념(Moving Out)의 유치원이다.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북유럽과 일본,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숲유치원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들은 9시면 유치원에 도착한다. 그룹룸에 모인 아이들은 오늘 컨디션이 어떤지 페다고라 불리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안내 교사는 말했다. “이 시간에 아이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거예요.”

사실 덴마크에서 방문한 모든 학교에서 강조하는 것이 ‘자기의 감정 표현과 의사 전달’이다. 이렇게 될 때에만 민주시민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철학과 목표가 유치원에서부터 철저하게 강조되고 실천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었다.

보통 아이들의 일과는 야외에서 오전과 오후, 각각 그룹활동과 자유시간으로 이뤄진다. 그룹활동은 페다고(교사) 2명, 보조교사 1명과 함께 진행된다. 숲유치원의 교사인 페다고는 음악, 체육(몸놀이), 음식 만들기 같은 가르치는 교과목부터 교사 개인별 성격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선생님들의 성격도 다양한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보면서 다양성을 체험하거든요. 여기에 남자 선생님 비율이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어진 안내를 따라 자그마한 텃밭이 조성된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풀만 무성할 뿐 딱히 보이는 작물은 없었다. ‘3개월 동안이나 비가 안와서 일까’ 걱정하던 차에 쇼렌은 이렇게 설명했다.

“감자를 심었는데 올해는 안 났어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아이들도 이런 걸 경험해야 하거든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해요. 다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물어야 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그게 중요해요!”

한편 가장 눈길을 끈 건 아이들이 활동하는 잔디밭과 숲의 조성 방식이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닭장부터 나무그네, 나뭇배, 아이들이 가지고 놀 손수레와 삽이 있는 오두막 창고가 조성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크고 작은 장작들이 널브러져 있고, 5m가 넘는 통나무도 아무렇지 않게 놓여있었다.

이렇듯 크고 작은 위험요소들이 아이들이 활동하는 공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여기저기서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은 사고가 있더라도 이는 더 큰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는 것이 숲유치원의 운영 철학이었다. “아이들이 통제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는데, 이를 감시하는 CCTV는 있나요?”라는 탐방단의 질문에 쇼렌은 잠시 생각 한 뒤 답변을 했다.

“CCTV는 전혀 없어요.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본인이 스스로 경험하는 거예요. 감시 받지 않고, 통제 받지 않고, 스스로 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아이가 숲에 들어가 1시간 동안 혼자 있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쇼렌 선생님은 덴마크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며 꿈틀비행기 탐방단 안내를 마무리했다. “덴마크에서 얼굴이 빨개진 아이는 밖에서 뛰어노는 행복한 아이다!” 문득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아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햇볕 아래 뛰놀며 빨간 얼굴을 한 아이일까, 아니면 부모 얼굴이 빨간 아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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