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최늘샘 2019년 07월 13일

바다 없는 바다 마을, 이집트 후르가다
유최늘샘의 세계방랑기 31
"알라, 알라! 알라신이시여!"

(사진. 이집트 홍해의 후르가다)

알라 알라, 이집트!

세계 여행 일 년만에 처음으로 혼자 택시를 탔다. 세상에 만상에. 한 친구는 "택시도 대중교통이야" 라고 했지만 나는 경비를 아끼려고 되도록 버스를 탄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 이집트 홍해의 후르가다 공항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숙소로 가려던 계획은 어이없이 무너졌다.
첸나이, 뉴욕, 우수아이아, 부다페스트, 수많은 공항에서 노숙을 했고 문제가 생겼던 적이 없는데 이집트 공항 경찰들은 막무가내로 나를 쫓아냈다. 공항 밖 벤치에 머무는 것도 안된다며, 억지로 택시에 나를 밀어넣었다. 택시비를 대신 내줄 것도 아니면서. 무슨 이런 억압적인 나라, 불친절한 공항이 다 있는지. 디스 이스 이집트? 이스 디스 아프리카?

오자마자 경찰들과 실랑이를 하다니 이집트와의 만남이 긴장되고 걱정스러웠다. 경찰 대장은 자기가 호텔에 전화했으니 하룻밤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쳤지만 설마 설마 역시나, 호텔 사장은 당연스레 제일 먼저 돈을 요구했다. 카이로 공항에서 노숙했다는 여행자들을 이후에 여럿 만났으니, 이집트는 공항마다 여행자 관리 방침이 다 다른가 보다.

떠도는 정보들에 의하면, 이집트는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바가지와 사기로 유명한 나라다. '특히, 돈을 요구하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는 문장이 신선해서 기억에 남는다.
공항에서 탄 택시기사는 처음에 80 이집트 파운드(한화 5600원)를 불렀으나, 공항 톨게이트를 나가기 직전 통과비로 10달러를 더 요구했다. 택시비가 80파운드인데 갑자기 무슨 10달러냐고 묻자, 눈을 부라리며 크게 화를 내는 무서운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언뜻 10파운드(700원)라고 적힌 톨게이트 안내판이 보였다. 700원이 순식간에 12000원이 되는 마술의 나라, 이집트. 택시 창밖 풍경이 무섭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숙소에 도착해 100파운드를 냈지만 기사는 결코 20파운드를 거슬러 줄 마음이 없었다. 이슬람 국가 모로코와 터키에서 배운대로, 최대한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한 마디를 남겨 주었다.

"알라, 알라! 이집트!"
풀이하자면 이런 뜻이다.
"오 마이 갓! 신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소! 이집트 첫인상 진짜 힘들어요!"

고작 택시비 7000원 때문에 알라신까지 들먹이다니, 지나고보니 나도 참 어지간한 것보다 더 찌질하다 싶다. 하지만 그 순간 예정에 없던 택시비와 호텔비를 써야했으니, 소심한 마음이 얼마나 놀랐을꼬.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의자 하나 배려하지 않고 몰아내는 후르가다 공항을, 알라신이 조금은 굽어살펴 주시기를.

붉은 바다 홍해

터키에서 이집트로 가는 저가 항공은 수도 카이로가 아닌 홍해의 휴양지 후르가다와 샤름엘셰이크로 연결되었다. 샤름엘셰이크 옆 '다합' 이라는 곳이 태국의 카오산로드, 파키스탄의 훈자와 함께 '배낭여행자들의 3대 블랙홀' 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다합이 있는 시나이 반도가 '여행 위험' 지역이고 비자 받기가 까다로울 수도 있다는 정보를 보고 후르가다를 선택했다.

밤에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후르가다는 파란 수영장과 알록달록한 불빛으로 신천지처럼 보였는데 그건 리조트들의 모습일 뿐, 낡은 호텔에 머물며 내가 만난 후르가다는 모래 먼지 날리는 황량한 소도시였다. 무엇보다 이 바다 마을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는 바다를 보기가 어려웠다.

터키의 흑해가 까맣지 않듯, 이집트의 붉은 바다 홍해 역시 이름이 무색하게 새파랗게 빛났다. 붉은 산호가 많아서 홍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도 있는데, 내가 본 산호 지역은 붉은색 뿐 아니라 온갖 빛깔을 다 띄었다.
이름이야 무엇이든 그 아름다운 산호와 다양한 수중생물을 볼 수 있는 홍해는 세계적인 다이빙 장소다. 폐호흡을 하는 육상생물 인간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 모이 분량 제한으로 인해 전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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