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를 터는 마을
골목길을 돌아설 때마다 돌담 산수유는
새악시처럼 얼굴을 붉히며 객을 맞아줍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재는 나무 위에서, 할머니는 나무 아래서,
검둥개는 졸졸 따라오며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 반가워 인사를 합니다.

올해는 어때요?
응, 태풍에 많이 떨어졌어,
그래도 먹을만치는 나와서 다행이여.
태풍에 몸살을 했어도 산수유는 곱게 익었습니다.

눈길 가는 모든 곳이 불타는,
걷는 길이 모두 레드 카펫인 산골마을
먹을만치 볼만하게 산수유 익었습니다.

[어디론가 가고싶은데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훌쩍 떠나고 싶은데
심중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

마음도 몸도 추워
한 잔의 차처럼 따뜻함이 필요하다면

갔다오면 어떤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내는 응원이 필요하시다면

피보다 더 붉어 서러운
산수유 익어가는 마을로 오십시요]

<구례 현천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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