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승 2020년 12월 17일

남도의 들은 겨울에도 숨을 쉰다
남도의 들은 추울수록 더 푸르러
보리 싹은 춤을 추고 밀은 노래한다

혹여나 갑갑해 들로 나서면
파란 생명들이 마지막 위로처럼
야야, 힘을 내자고 어깨를 툭툭 친다

눈비 맞아가며
봄을 기다리는 들녘은
추우면 추울수록 칼날처럼 푸르다

밟히면 밟힐수록 일어서는
저 무한하고 지침 없는 시도를 보라
남으로 갈수록 숨구멍이 뜨인다

남으로 갈수록
한 번 더 살아볼 마음도
한 번 더 사랑해 보고픈 용기도 생긴다.


<구례 하동간 금내리 들녘에서>

최신 모이

모이 팔로우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