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바라기 2021년 01월 26일

예봉산에서 떠올린 MB의 추억지난 주말 남양주 팔당리에 위치한 예봉산을 찾았습니다. 자주 다니는 검단산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갈 수 있는 산이지만, 한동안 찾지 않았습니다. 정상의 5년 넘는 공사 끝에 완공된 강우레이더관측소 때문입니다. 기억 속 예봉산을 잃기 싫은 마음이랄까요.

그러나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예봉산을 향합니다. 비록 많이 변했을 테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호쾌한 풍경만은 잊을 수 없었던 탓이죠. 게다가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오랜만에 찾은 예봉산은 여전히 기가 막힌 풍광을 품고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한강 너머에는 검단산이 늠름히 서 있고, 서울 방향으로는 끝도 없는 아파트 행렬입니다. 그나마 오늘은 날씨가 좋아 그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도봉산과 북한산의 자태가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정상에 가까이 오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나무 계단들이 보입니다. 강우레이더관측소 때문에 등산로를 정비한 모양입니다. 덕분에 조금 편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만큼 산이 상한 것은 아닌지 신경이 쓰입니다.

이윽고 도착한 강우레이더관측소. 코로나19로 인해 전시관은 닫혀 있었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역시 기가 막혔습니다. 팔당호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진 산들의 모습이 영주 부석사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태백산맥 같았고, 두물머리 너머 보이는 용문산도 선명했습니다.

정상에서 파는 감로주와 오뎅을 먹으면서 관측소의 존재가 아쉽다고 한탄하고 있자니 매점 주인이 한 마디 거듭니다. 이 모든 것이 4대강 이명박의 작품이라고. 공사비에서 돈을 떼먹어야 하니 쓸데 없는 공사를 벌인거라고. 그러면서 약 240억, 공사에 들어간 예산까지도 정확하게 언급하십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관측소 설립은 2004년 참여정부 때 기획되고 225억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하네요. MB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민심은 그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토를 얼마나 해집어 났는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내려오는 길 옆 계곡은 아직 얼음이 그대로입니다. 날씨가 포근해져도 깊은 산속 추위는 상상 이상인가 봅니다. 덕분에 누군가 얼음에 박아 놓은 하트는 아직도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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